본 교육연구단의 참여대학원생이었던 김재완씨의 책 출간(석사논문) 이후 인터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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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저자와의 만남] 쇠퇴하는 교회 최전선에서 만난 ‘일용직’ 목회자들‘우리는 일하는 목회자입니다’ 펴낸 김재완씨
눈물이 나는 책이다. 사회과학 가운데 인류학을 다룬 석사학위 논문이 책으로 나온 것이고, 팩트와 논리로 차가운 현실을 전하고 분석하는 책인데도 눈물이 난다. ‘우리는 일하는 목회자입니다’(이레서원)는 부흥과 성장의 시대를 떠나보내고 쇠퇴기에 접어든 한국교회의 맨얼굴을 마주하게 한다. 일하는 목회자들은 한국교회 쇠퇴의 상황을 가장 먼저 온몸으로 접하고 스스로 노동하면서 온 힘을 다해 복음을 전하는 목회자의 위치를 포기하지 않고 있는 이들이다.
이중직 목회자를 포함해 29명을 심층 인터뷰하고 참여와 관찰을 병행하며 민족지(Ethnography) 작성법으로 논문을 쓴 주인공은 김재완(30)씨다. 얼마 전까지 경기도 화성 예수향남교회 교육전도사로 사역했던 김씨는 현재는 서울대 인류학과 석사과정을 마치고 외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김씨를 만나 한국교회 일하는 목회자들에 주목한 계기를 들었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1992년생이다. 서울대 인류학과 교무조교로 있고 외국대학 박사과정을 준비 중이다. 학부는 총회신학대 신학과를 나왔다. 총신대 신학대학원에 진학해 1년 다니다가 서울대 인류학과 대학원으로 적을 옮겼다. 이후 5학기 동안 인류학을 공부하며 잘 다뤄지지 않았던 한국교회 현실 가운데, 일하는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석사학위 논문을 쓰게 됐다.”
-총신대 신학과 출신이면 목회자를 염두에 뒀겠다.
“신대원 1학년까지만 해도 목회자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교회학교 사역을 오래 한 아버님도 경기도 광주에서 개척교회 목회를 하신다. 저는 스무 살이 되자마자 신학교에 입학해 20대 내내 교회와 신학교 울타리 안에서 지냈는데, 도시선교와 공공신학에 관심을 두게 됐다. 목회자가 되면 결국 사역해야 할 대상이 세상이고 사회이고 도시에 있는 이들, 즉 기독교를 모르는 이들인데 제가 사회에 대한 지식이 너무 없다고 생각했다. 한국교회를 정치 경제 사회란 맥락 속에서 이해하고 한국교회를 한국 사회와 연결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논문도 그런 생각에서 나왔다.”
-이중직 목사가 한국에만 있는 건 아닐 듯하다.
“그렇다. 서구에선 종교인 중에서도 기독교인 감소세가 나타나니까 벌어진 상황이다. 종교 인구 자체가 줄어드니 교회가 줄고 그래서 충분히 급여를 받지 못하니까 다른 일을 한다. 미국 교회는 보수적 교단이어도 목회자들에게 직업교육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신학교 시절부터 충분히 경제적 능력을 갖추면서 사역을 하라고 유도한다.
한국은 일단 교단의 법규들이 이중직 목회자를 금지하고 있다. 2018~2020년을 기준으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은 이중직 금지를 원칙으로 하고 노회의 허락을 받아 일주일에 9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조건부 허용 제도를 도입했다. 예장통합은 목사 이중직 연구위원회의 보고가 채택됐으나 교단 헌법엔 반영되지 않았고,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신고하면 허용한다는 방침인데 신고를 피하는 실정이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와 예장합신은 금지다.“
-이중직 목회자가 얼마나 되나.
“대형교회 전임사역자 일부를 빼고는 한국교회 대부분이다. 목회자 본인이 일을 안 해도 사모가 일하는 경우가 다수다. 일하는 목회자는 결국 교단별 미자립교회 통계를 통해 파악한다. 평균적으로 연간 예산 3000만원을 넘지 못하는 교회가 미자립이다. 이게 교단마다 최소 60%는 된다. 그런데 주요 교단 한 관계자는 ‘3000만원을 가지고 어떻게 교회 살림을 하면서 목회자 인건비를 지급하겠는가, 이게 10년 전 기준인데 현재 물가를 반영해 4000만원으로 올려야 함에도 그러지 못한다. 그렇게 하면 미자립교회 비율이 80~90%로 올라가기 때문’이라고 적나라하게 말한다.”
-심층 인터뷰를 거친 일하는 목회자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나이는 주로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이다. 이분들은 20대와 30대를 선교단체 신학교 지역교회 등에서 헌신, 말 그대로 몸을 던져 사역자로 삶을 바친 분들이다. 그런데 나이가 40대가 되어 개척교회를 시작하니까 생계 때문에 일을 하려고 하는데 보통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다는 현실을 깨닫는다. 대형교회 부목사 등으로 몸을 던져 헌신했는데도 밖에 나와 할 수 있는 자격증 등이 없어 쿠팡맨이나 청소업체 혹은 공사일 등 육체노동을 한다. 월수입을 평균으로 잡지 못한다. 일용직이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한창 할 때가 코로나 대유행기였는데, 목회자들이 일감이 없어 인터뷰를 더 잘 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흐느끼면서 말이다. 한 달에 7일 일해서 100여만원 버는 상황으로 상가교회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었다.”
-학계에선 이 논문을 어떻게 보았나.
“일단 흥미롭다는 반응이었다. 사회과학자들이 한국 기독교에 관심이 많은데 교회 경험이 없다 보니 ‘교회는 크다, 많다, 목사들은 잘산다’ 이런 고정관념이 있다. 이를 깨는 주제였고 대학원생들은 일하면서 공부하는 이들이다 보니 일하는 목회자들에게 깊이 공감했다. 권헌익 영국 케임브리지대 트리니티 칼리지 석좌교수가 심사에 참여했는데 ‘사회과학이 방관할 수 없는 아래로부터의 한국 기독교 현실을 현장감 있게 전한다’고 평가했다.”
-연구의 결론은 무엇인가.
“성장이 끝났을 때 한국교회는 무엇이고 어때야 하는지를 살피자는 거였다. 이중직 목회자들은 그런 현실을 한국교회 구성원 다른 누구보다 먼저 조우하고 정체성을 재구성해서 의미 있게 사역하려고 고민한 첫 번째 집단이다. 이분들의 경험을 통해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지혜를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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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목회자들이 꿈꾸는 교회
비조직화된 공동체
“조직을 위해 개인들이 희생을 요구 당하지 않아도 되고, 매주 꼭 그 시간이 아니어도 되고, 그 공간이 아니어도 괜찮고. 관계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교회를 만들어보자. 그러니까 사람이 많아지지 않아도 돼요. 많아지면 오히려 제가 밥을 사야 하기 때문에 하하.” (C 목사, 40대, 목수)
목회자 임금을 늘리지 않는 교회
“성도가 한 40명 돼도 일은 계속할 것 같아요. 교회 헌금이 늘었는데 그 상당 비율 지출이 목회자 사례인 게 불편해요. 굳이 늘린다면 장소가 좁아서 성도들이 힘드니까 교회 평수를 늘리고 싶어요. 선교사 두 분을 후원하고 있는데 그걸 늘리고 싶어요. 저는 아직 젊으니까 조금 더 일하면서 다른 사역에 쓰면 좋겠어요.”(N 목사, 40대, 아파트 경비)
부가 아니라 삶에 관심 갖는 교회
“한국교회는 죽었어요. 생명력이 느껴지지 않아요. 남은 건 일부가 내는 그거(헌금) 외에는 없어요. (중략) 사람들이랑 같이 살아가면서 같이 모이고 친구가 되고 일상적인 삶에 관심을 갖고, 그 사람들이 그 삶에서 좀 더 주체가 되도록 하는 교회가 있다면 그 교회가 희망인거죠.”(B 목사, 50대, 카페 주인)
<자료: ‘우리는 일하는 목회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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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